[새책]판타지소설 붐…「퇴마록 말세편」등 4편 쏟아져

  • 입력 1999년 7월 6일 18시 34분


여름시장을 겨냥한 판타지소설이 일제히 출간됐다. 이영도의 ‘퓨처워커’(황금가지), 홍정훈의 ‘비상하는 매’(자음과모음), 중국의 고전 기서(奇書)인 ‘봉신연의’(솔). 여기에 ‘퇴마록’(들녘)시리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말세편’까지 가세했다.

◆어떤 내용인가?

‘퓨처워커’는 미래를 걷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과거든 미래든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볼 수 있는 무녀를 일컫는다. 영생을 누리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시간을 사는 거부(巨富) 때문에 ‘현재’가 고정되고 과거에 죽은 괴물과 영웅이 되살아나 혼돈이 야기되는데….

‘비상하는 매’는 96년 7월부터 2년1개월간 컴퓨터통신에 연재된 작품. 신에게로 직접 통하는 문을 만들어줄 ‘생명의 돌’을 찾아나선 일행과 이들을 보호하는 기사 다한의 모험담이 줄거리.

‘봉신연의(封神演義)’는 집필시기가 중국 명나라대로 추정되는 기서. 주나라가 은나라를 멸망시킨 역성(易姓)혁명이 시대적 배경이지만 등장인물들은 도술을 부리며 오늘날의 미사일과 로켓에 버금가는 비밀병기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SF무협에 가까운 내용.

‘퇴마록’ 말세편에서는 죄로 더러워진 인간세상을 멸망시키러 오는 징벌자를 막기 위해 숨어있던 퇴마사들이 다시 힘을 모은다.

◆왜 주목하는가?

상품으로서의 판타지소설의 영향력이 지난해 이후 급속히 확대됐기 때문. 출판불황에 돌파구가 돼줄 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대하소설 ‘토지’가 주력상품이었던 문학전문출판사 솔이 판타지시장에 뛰어든 것도 그 한 사례.

7권짜리 신작 ‘퓨처워커’를 낸 황금가지는 사전주문량이 1만3000질이라고 밝혔다. 전3권 출간예정으로 1권이 먼저 나온 ‘퇴마록’ 말세편의 경우 출판사는 초판 4만부를 찍은 지 1주일이 안돼 재판 4만부를 찍었다.

그러나 현재 판타지붐이 “이렇다할 읽을거리를 찾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 사이의 일시적 유행일 뿐”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없지 않다.

◆누가 읽는가?

책보다는 만화나 컴퓨터모니터에 더 익숙한 10,20대로 분석된다. 출판계로서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이다. 이런 사실은 판타지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층의 평으로 확인된다.

“만화보다 상상력을 더 많이 자극해서 좋다.”(24세 여성)

“만화나 시리즈비디오처럼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봐야하는 속성이 있다.”(29세 남자회사원)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라도 팬터지소설 붐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읽을거리를 원하는 독자층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다.

“기존 소설가들과 인간실존에 대한 고민은 같다. 다른 방식으로 상상의 세계에서 고민을 재미있게 펼쳐나가는 것일 뿐.”(이영도)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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