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씨 『8년전 僞作시비 진상 규명되길』

  • 입력 1999년 7월 8일 01시 40분


“(내가)더이상 이야기할 게 없다. 8년 전 위작 논란이 있었을 때 목에 칼이 들어와도 내 그림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이제와서 새삼스레 다른 말이 필요하겠느냐.”

현재 카리브해 아루바에서 스케치여행 중인 화가 천경자씨가 자신의그림을위조했다는권춘식씨의 자백을 전해 들은 뒤 밝힌 심정이다. 미국 뉴욕시에서 맏딸 이혜선씨와 함께 살고 있는 천씨는 지난달 말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중이라는 소식을 전해듣고 이같이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이씨의 40년지기인 이경자씨(54·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천씨는 맏딸과 함께 지난달말 아루바로 스케치여행을 떠나기 직전 이같이 말했다”고 본사 기자에게 7일 전했다.

이때 또 천씨는 “위작한 사람의 이야기를 역추적하면 8년 전 그 그림을 진품으로 몰아간 경위가 밝혀지지 않겠느냐”며 이번 자백을 계기로 위작 시비의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것.

천씨는 위작 논란이 벌어진 시기에 한때 절필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이후 심정을 바꿔 지금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여왔다. 천씨는 올 봄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스케치 여행을 다녀오는 등 건강하나 거동이 조금 불편해 여행시 항상 맏딸과 동행한다.

천씨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에 자신의 작품 93점(채색화 57점, 드로잉 36점)과 평소 아끼던 화구와 소장품 등을 기증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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