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도심 테마박물관서 생생한 현장학습

  • 입력 1999년 7월 8일 19시 18분


주부 김혜숙씨(34·서울 서대문구 현저동)는 지난 주말(3일)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모처럼 알찬 나들이를 즐겼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박물관과 전시관을 찾은 것. 서울 강북권 도심에는 무료나 싼 입장료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현장학습을 시킬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오전 9시경 집을 나선 김씨 모자는 먼저 중구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 건물 옆에 있는 농업박물관을 찾았다.

고추 수박 참외 목화 등이 심어져 있는 농업박물관 앞마당에 발을 들여놓자 마자 아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밭뿐만 아니라 벼가 자라는 작은 논과 물레방아 원두막도 있었다.

내부 7개 전시실에는 농사도구곡물가축 농업서적 등 2000여점이 전시돼 있었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농업의 변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농업박물관을 나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종로구 청진동 잡지회관 3층의 한국잡지박물관을 찾았다. 100여평의 전시공간에 ‘소년’ ‘개벽’ ‘신동아’ 등 20세기 초부터 해방전후에 발간된 잡지 창간호 5000여점이 시대별로 구분돼 있었다. 60∼80년대 전국 중고교에서 발간한 교지 창간호 200점을 비롯해 중국 옌볜(延邊) 교포들이 발간한 잡지 16종도 있었다.

이어 김씨 모자는 중구 충무로1가 한국은행 건물 맞은 편에 있는 중앙우체국 신관의 우정박물관에 들렀다. 국내외 우표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우체통과 집배원복장 등 806점이 전시돼 있었다. 1879년도 여권과 고종황제의 신임장 등도 눈길을 끌었다.

점심 식사후엔 서대문구 현저동 서대문독립공원 내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았다. 역사관 지하 1층 고문실에선 밀랍인형들이 신음소리를 냈다. 역사관 1,2층엔 옥중시설 등 형무소와 관련된 각종 시설의 모형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김씨는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할 때마다 노는 것만 생각했는데 박물관과 전시관을 둘러보니 아이도 신기해하고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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