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에서 눈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액션이다.
실제 배우들이 몸으로 때우는 실사(實寫) 영화가 아닌 까닭에 곡예에 가까운 액션이 펼쳐진다. 격투신에서는 타잔이 스노우보드를 타고 밀림 속을 헤집고 다닌다, 싶을 정도로 속도감이 뛰어나다. 관객은 더불어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
여기에 디즈니사 특유의 가족애라는 메시지를 보태 영화의 고객층을 성인까지 넓히고 있다. “나는 사람인가 고릴라인가” “사랑인가 가족인가” 등 타잔의 고민을 통해 존재와 정체성을 묻는다. 원작은 미국 볼티모어로 간 타잔이 밀림으로 귀환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사랑에 빠진 타잔과 제인이 처음부터 밀림에 남는 것으로 변형돼 있다.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새롭지 않다. 타잔은 부모가 표범에 살해된 뒤 고릴라 엄마 칼라의 보살핌 속에 청년으로 성장한다. 그는 어느날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한 포터 교수 일행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포터의 딸 제인에게 호감을 느끼고, 인간의 문명을 배우기 시작하고. 그런데 안내자인 사냥꾼 클레이튼이 포터 교수를 배반하고 고릴라 사냥과 밀림 파괴에 나서는데….
목소리 연기에서는 ‘사랑과 영혼’에 출연했던 토니 골드윈이 타잔 역을, ‘굿 윌 헌팅’의 미니 드라이버가 제인 역을 맡았다. 6차례나 그래미상을 수상한 세계적 팝가수 필 콜린스가 담당한 음악이 속도감있는 화면에 어울린다. 주의사항. 침팬지 치타는 원작에 없어 등장하지 않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