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도 수많은 작품을 그리면서 간혹 자기 작품이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천경자의 ‘미인도’진위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미술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작가들사이에는 천경자의 견해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높다. 서양화가 P씨는 “작가란 시각이미지만큼은 다른 누구보다 명확하게 기억해내는 사람”이라면서 “하물며 열성을 쏟아부은 자신의 작품을 몰라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작가 J씨도 “누가 뭐래도 작가가 아니라면 아니라고 봐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H화랑의 한 관계자는 “특정인의 작품을 수십년간 다뤄온 화랑주인이나 감정위원들도 작가 본인 못지 않게 작품을 볼 수 있다”며 “국내 유명작가 중 일부도 자신의 작품을 알아보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화랑협회 및 국립현대미술관측은 대체로 당시의 감정이 맞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