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과 이환종교수는 “사고가 백신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면서 “병에 걸릴 경우를 생각하면 백신을 맞히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DTaP 부작용으로 숨질 확률은 100만분의1. 반면 디프테리아에 걸렸을 때는 10%, 파상풍은 10∼30%가 숨진다. 백일해도 합병증인 경련 폐렴 등으로 숨질 수 있다는 것.
◆예방접종의 ABC
소아과학회에선 환자수와 백신의 비용, 효과 등을 종합해 모든 국민이 맞아야하는 ‘기본접종’ 항목을 정한다. 학회에서 97년 발표한 ‘지침’에 따라 접종시키면 된다. 이밖에 ‘선별접종’은 A형간염 수두 헤모필루스b형뇌수막염 폐구균 독감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임시접종’은 장티푸스 콜레라 등 전염병 유행이 예상될 때 맞는다.
백신 부작용은 미열이 가장 많다. 결핵예방 백신인 BCG를 맞고 어깨나 겨드랑이에 멍울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 그냥 낫는다. 그러나 몸이 처지거나 경련 고열 등이 있을 땐 즉시 병원에 데리고 가야한다. 오전에 접종받아야 오후에 ‘탈’ 났을 때 대응하기 좋다. 체온이 섭씨 37.5를 넘으면 접종을 피한다.
◆특별한 경우 접종법
미숙아도 다른 아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접종. 단 B형간염에 안걸린 엄마의 미숙아에겐 몸무게 2㎏이 되거나 생후 2개월 이후에 맞힌다. 첫 접종 시기를 놓친 경우엔 별표에 따라 접종하면 된다. 지난해 ‘백신 파동’으로 DTaP 접종을 못받았다면 처음부터 접종시키지 않고 남은 횟수 만큼 접종. 4번째 DTaP를 4세 이후에 맞힌 경우 ‘끝’.
◆일부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
최근 선진국에서는 홍역 볼거리 풍진에 대한 일부 MMR백신의 판매허가를 취소하고 있다. ‘루비니백신’은 안전하지만 예방효과가 적고 ‘우라베백신’은 효과는 크지만 뇌와 척수를 감싸는 수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 보건복지부에선 “국내 보건소에서 쓰는 우라베백신의 경우 부작용 사례는 없지만 안전성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병원에선 ‘제릴린백신’도 접종받을 수 있다. 이 백신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60여개 국에서 시판 중이며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MR백신 접종은 △몸에서 열이 나거나 △스테로이드제제를 2주 이상 쓸 경우 △면역글로불린을 투여받을 때엔 피한다.
소아마비는 국내에서 83년 이후 환자가 없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박멸’을 공식선언하기 전엔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WHO는 내년까지 세계에서 소아마비를 없애는 것이 목표다.
〈이성주·이승재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