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스트 곽정(27)은 이렇게 하프를 예찬한다. 97년 주빈 메타가 지휘한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에서 협연자로 나섰던 그가 KBS교향악단과 내한무대를 갖는다. 22일 오후7시반 KBS홀, 23일 같은시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기교가필요없다는것은아니죠. 오히려 하프는 연주자의 개성을 강하게 나타내줘요. 저요? 힘이 좋다고들 하죠. 소리가 크고 화려한 작품이 맞아요.”
그래서일까. 이번 연주회에서는 화려하기로 이름난 패리쉬알바스의 하프협주곡을 연주한다. 패리쉬알바스는 19세기 초 현대 하프연주법을 창안한 인물. 베를리오즈는 리스트의 피아노기교에 빗대 그를 ‘하프의 리스트’라고 불렀다. 5학년때 우연히 연주회장에 갔던 곽정의 혼을 빼앗은 하프. 이제는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연인이 됐다. 미국 인디애나 음대와 이스트만 음대대학원을 최우수 졸업하고 세계하프협회가 선정한 ‘미래 유망주’로 90년부터 세 차례나 연속 선정됐다.
곽정의 주 활동무대는 이스라엘. 93년 이스라엘 키부츠 실내악단 내한공연에 협연한 인연으로 이후 이스라엘에서 실내악 독주회 등 수많은 콘서트를 열었고, 이스라엘 필하모니 상임지휘자이던 주빈 메타가 그의 ‘명성’을 알고 이 악단의 세계 순회연주 협연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구약성서에 보면 다윗이 하프를 연주한 기록이 나오죠. 하프의 역사가 오랜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워요.”
요즘 그는 음반을 통해 얻게 된 새 팬들 때문에 한껏 들떠 있다. 작년 미국 애틀랜틱 레코드사와 음반 7개를 내기로 계약을 맺었다. 첫번째 음반 ‘선물’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발매돼 미국 등에서 인기를 모았다.
“뮤직 비디오도 촬영해 지난 연말 꽤 TV를 탔어요. 덕택에 미국에서도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더라구요.”
이번 무대에는 미국의 중견지휘자 요엘 레비가 지휘를 맡는다. 후반부에는 말러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할 예정. 7000∼3만5000원. 02―781―2242(KBS교향악단)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