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2년5개월26일간 도피행각을 벌이며 동거했던 여자는 지금까지 드러난 사람만 6명. 이 중 4명이 다방 종업원이었고 1명은 윤락여성, 1명은 술집 종업원 출신이다.
신은 탈옥 직후인 97년 3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충남 천안에서 다방종업원 전모씨(32)와 동거를 했다. 또 같은해 11, 12월엔 경기 평택시에서 다방종업원 강모씨(23)와 동거했다.
98년 4,5월 경북 성주군에서 동거했던 신모씨(34)와 박모씨(28)도 다방 종업원이었다.
지난해 7월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윤락녀인 박모씨(28)와 보름정도 동거하기도 했다.
신은 마지막 은신처였던 전남 순천에서도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씨(25)와 동거를 하다 검거됐다.
경찰은 신이 ‘안정된 가장’으로 위장하기 위해 가는 곳마다 여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돈으로 환심을 사기 쉽다는 점을 노려 주로 다방 종업원들을 공략했다.
그동안 기자와 만난 대부분의 동거녀들은 “신이 탈옥수임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신이 돈을 물쓰듯 했기 때문이 아니라 신이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줘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거녀 6명 중 4명은 “신에 대해 나쁘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 동거녀는 신이 경찰에 쫓겨 도주한 직후 “오빠가 지금이라도 나에게 온다면 나는 다시 오빠와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한 동거녀는 “신은 여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경북 성주군에서 신과 동거했던 신씨는 16일 저녁 신창원의 검거소식을 들은 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검거과정에서 죽거나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