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카운터 테너, 국내서도 「인기」

  • 입력 1999년 7월 21일 18시 47분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유명 카운터테너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음반이 상위랭킹에 오르는가 하면 초청공연도 잇따른다.

선두는 세계정상급 카운터테너 요시카즈 메라(일본). 그의 대표음반 ‘로망스’가 국내에서 1만5000장 가량이 팔려 올 상반기 클래식 베스트셀러 5위에 올랐다. 12월19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연주회도 예정돼 있다.

안드레아스 숄(독일)과 브라이언 아사와(미국)의 독집음반들도 각각 5000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사와는 9월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나선다.

불황기 클래식 시장에서 흔치 않은 음반판매이자 공연시도다.

카운터테너는 바로크 오페라나 교회음악 전곡음반 속에서 겨우 만날수 있었다. 그러나 부드럽고 온화한 특유의 표현에 힘입어 80년대부터 ‘스타 솔리스트’로서 테너나 소프라노에 버금가는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아사와, 메라, 숄, 데이빗 다니엘즈 등은 미국과 유럽의 성악 음반차트 상위권을 점령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구보다 10여년 뒤늦게 카운터테너의 열풍이 불고 있는 것.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카운터테너 스타군단. 메라는 소년의 음성을 연상시키는 청순한 소리로, 아사와는 여성과 구분하기 힘든 화려한 목소리로, 숄은 부드러운 음색과 서정적 표현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메라가 부른 헨델의 ‘라르고’가 휴대전화 광고에, 숄이 부른 자작곡 ‘백합처럼 하얀’이 승용차 광고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악팬과 가수가 많은 우리나라지만 그동안 카운터테너는 유독 접근하기 힘든 영역이었다. 원전연주 콘서트와 전공자가 가뭄에 콩나듯 한 때문. 95년 미국에서 카운터테너를 전공한 이철수가 호암아트홀에서 카운터테너 독창회를 개최했지만 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카운터테너란 남성이지만 여성처럼 높은 음높이를 내는 가수. 18세기에 전성기를 맞은 뒤 잊혀졌다가 2차대전 이후 ‘작곡 당시의 연주양식을 되살린다’는 ‘원전(原典)연주’가 유행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부흥기를 맞았다.

카운터테너가 높은 음역을 노래하는 비결은 가성(假聲·팔세토)을 써서 머리의 공명을 끌어내는 것. 거세(去勢)가수 카스트라토와는 구별된다. 20세기 초반 카스트라토의 전통이 끊어지면서 카운터테너가 카스트라토의 영역까지 대신하게 됐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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