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방현석「아름다운 저항」

  • 입력 1999년 7월 21일 20시 15분


▼「아름다운 저항」방현석 지음/도서출판 일하는 사람들의 작은책 펴냄/ 336쪽 9,000원▼

노동운동사? 일지 형식으로 정리해 놓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책? 방현석의 신간 `아름다운 저항`은 이런 선입견을 보기좋게 깨버린다. 기행문 형식의 독특한 구성과 작가 방현석의 탁월한 문장이, 책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라. "평화는 언제나 굽이굽이 돌아 천천히 오는 것이라서 철암행 비둘기호 열차는 느릿느릿 태백준령을 타고 올라갈 것이다. 가진 것이 시간뿐인 것으로 작정을 하고 사북과 고한의 탄전지대를 스쳐 지나가자…(중략)…점심때가 되어 도착한 사북의 허름한 술집 어느 곳에나 들어가라. 뜨뜻한 국물에 속이 풀리면 옆자리에 앉은 광부에게 가능하면 심드렁한 목소리로 물어보라. 80년 `사북사태`가 왜 일어났냐고."

이 책은 민주노총 기관지 `노동과 세계`에 97년 11월부터 2년간 `방현석과 함께 가는 역사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된 글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1945년 해방이후부터 1997년까지 노동운동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22가지 역사현장을 담고 있다. 당시 사건의 주역들이 털어놓는 육성고백도 글의 말미에 실어놓았다.

작가 방현석은 "`공돌이`와 `공순이` 그 모멸에 찬 이름을 `노동자`로 바꾸어 역사앞에 복원시키기까지 피와 눈물을 담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자신의 새 책을 소개하고 있다.

최용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