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들 유명해지고 싶어한다. 특히 익명성이 강조되는 현대에서 유명세는 큰 자산이 된다. 유명해지는 데는 여러 수단이 있겠지만 책을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을 내기만 해서는 부족하고 유력 대중매체에 소개되는 게 좋다. 그래서 일간지 책담당 기자에게는 늘 청탁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김지룡씨는 책 두권으로 단번에 유명해졌다. 이 책은 그의 세번째 저작이다. 이제 그는 보수적으로 소문난 유력 일간지 전면을 차지하기도 하고, 고정칼럼도 쓰는 명사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그에겐 어떤 비결이 있길래 하며 궁금해한다.
이 책을 따라 읽으며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이 책은 일본의 性풍속에 대한 얘기다. 솔직히 말해 일본의 섹스산업에 대한 책은 너무 많이 나와서 이제 너무 뻔하다. 이 진부한 소재를 저자는 좀 다르게 접근한다. 그의 책제목대로 그는 솔직하게 고백한다. 저자는 등장하지 않은 채 "일본에는 이렇게 신기한 데가 있다"고 죽 정보만 나열하는 다른 책들과 달리 그는 자기가 가보고 해본 것만 얘기한다. 그래서 그의 얘기는 더 재미있고 직접 써먹을 수 있을 정보가 많다. 그가 앞서 쓴 두권의 책도 이와 비슷한 미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처럼 솔직한 자기 고백적 글쓰기를 하면 누구나 인기작가가 될 수 있을까? 그럴 것 같지 않다. 그의 데뷔작 「나는 일본 문화가 재미있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뜰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책의 체험이 담긴 실용적 정보 만으론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매우 훌륭한 배경을 갖고 있다. 그는 서울대를 나와 일본 게이오대학 경영학과에서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그런 사람이 "일본 문화가 재밌다" "나는 홀딱 쇼 삐끼를 했다"고 떠든다. 그의 말을 무시하기엔 간판이 너무 좋다. 슬며시 점잔빼는 사람들에게 질린 대중들에게 간판좋은 저자의 솔직한 자기 고백은 재미와 통쾌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인기 비결은 범상한 사람들이 따라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기를 분명히 드러내는 글쓰기 방식은 따라해 볼만 하다. 최근 출판계의 스타들인 김어준, 강준만, 김정란씨 모두 자신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대중들은 이제 글 뒤에 숨어서 비겁하게 떠드는 저자들에게 식상한 모양이다.
임성희<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