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말이 늦고 엄마의 눈길을 피해 자폐증(自閉症)이 아닌가 의심하면서도 ‘괜찮아지겠지’하고 지나치는 부모가 적지 않다. 자폐증은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고 완치법도 없지만 빨리 치료받으면 나중에 혼자 생활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국 뉴욕대메디컬센터와 보스턴대메디컬센터에서 자폐증에 대해 연구하고 귀국한 자폐 전문가 신석호 소아청소년정신과의원장(02―2226―2231)은 “치료에 늑장을 부리면 평생 돌봐야 한다”면서 “또 빨리 병원에 가면 자폐증과 유사한 장애가 자폐증으로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폐증과 자폐적 증세
자폐증은 뇌의 이상이 원인. 말을 잘 못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한가지 행동을 되풀이한다. 그러나 일부는 암산(暗算)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하고 장문(長文)을 또르르 왼다. 몇 년 뒤의 날짜와 요일을 금세 알아맞히고 기차시간표를 줄줄 외기도 한다.
자폐적 증세는 자폐증 및 이와 비슷한 증세를 가리킨다. 자폐적 증세는 △다른 기능은 정상인데 말이 늦는 ‘발달성 언어장애’ △지능지수(IQ) 70이하이고 혼자서 기본적 생활을 못하는 ‘정신지체’ △부모가 잘 돌보지 않아 자폐증과 슷한 증세를 보이는 ‘반응성 애착장애’ 등에 어른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이상할 땐
생후18개월∼3세에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처해야 한다. 자폐증이 아닌 경우 ‘놀이치료’ ‘가족치료’ 등으로 고친다. 자폐증일 경우 특수학교 유치부나 사립특수교실로 보낸다. 일찍 치료하면 나중에 ‘정상생활’이 가능하지만 5세 이후 치료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특수학교 유치부는 무료지만 교사1명이 8∼14명을 맡고 있다. 사립특수교실은 유료. 밀알연구소의 경우 교사 1명이 세 아이를 맡고 있고 프로그램 내용도 알차지만 한달 33만∼66만원을 내야한다. 또 대기자가 많아 들어가기가 쉽지않다. 6세 이상일 경우 증세에 따라 △특수학교 초등부 △일반학교 장애아통합학급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보낸다. 부모는 평소 소아정신과 의사와 상담하고 아이가 발작 자해 공격적 행동을 보이면 즉시 병원으로 데려가 약물치료를 받도록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