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 세계여행기」2권 펴낸 솔빛별가족

  • 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우리 가족이 왜 세계일주 여행을 떠났을까요? 추억을 만들려고 그랬어요. 그때보고,듣고, 느낀 것들이 모두 추억이 되었답니다.”(한별)

초등학교 5학년인 예솔이, 4학년인 쌍동이 자매 한빛 한별이. 14년간 일해오던 신문사에 사표를 낸 아빠, 피아노 교습을 그만둔 엄마와 함께 1년간 훌쩍 세계일주를 다녀와 쓴 ‘솔빛별가족 세계여행기’,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솔빛별 세계여행기’(현암사). 97년 8월31일. 경기 과천에서 살던 아파트는 전세를 주었다. 여행경비는 아빠 퇴직금과 전세금 일부를 합쳐 모두 6000만원.

“돈을 더 벌고 생활이 안정된 뒤 여행을 떠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때가 되면 건강도 젊음도 의욕도 사라진 뒤일 것 같았어요.”(아빠 조영호·43)

여행 도중 IMF로 환율이 두 배로 뛰어 고생했지만 327일간 유럽 아프리카 등 4대륙 27개국을 여행했다. 이들의 여행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E메일을 통해 격려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스위스예요. 꼭 레고나라에 온 것같았거든요.”(예솔) “여행 중 아이들이 서로 협동해 어려움을 이겨가며 성숙해 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어요.”(엄마 노명희·38)

솔빛별 가족은 여행도중 매일 일기를 썼다. 아빠 엄마 자매들이 쓴 일기가 두 권의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솔빛별…’은 어른용이고 ‘엄마 아빠와…’는 어린이용 여행기.

여행을 다녀온 후 솔빛별이는 엄마와 함께 제주도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살고 있고, 서울에서 새 직장(한국유선방송협회 사무홍보국장)을 찾은 아버지는 주말마다 내려온다. 그들은 개와 오리를 기르고 마음껏 뛰어놀며 계속 ‘꿈과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가족이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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