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비를 바라보는 일곱가지 마음의 형태’(문학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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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잠겨드는 빗소리는 때로 누군가의 발자국소리 같다. 비가 내리는 날은 찾아올 사람도 없는데 자꾸만 문 밖을 내다보게 된다. 그러다가 점점 무슨 말씀같이 바뀌는 빗소리. 문을 등지고 앉아 귀를 기울인다. 어떤 말씀이 저 빗속을 걸어오시는지. 시인은 내가 마련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다. 다만 마음의 수식어를 잘라내며 정숙하게… 길을 열고 들어가 마중나갈 뿐이라고. 길을 열고? 길을 열고? 길을 열고!
신경숙(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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