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검무는 인간문화재 이매방이 1940∼50년대 서울 을지로 원각사, 명동 국립극장 등에서 공연할 당시 인기높던 그의 레파토리였다. 이 장검무가 50년만에 처음으로 재현된다. 17일 오후 7시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되는 ‘정선혜 우리춤―초심(初心)’.
10년째 이매방류 춤의 전수를 받고 있는 정선혜는 이 공연에서 ‘살풀이’ ‘승무’ ‘입무(立舞)’ 등 이매방류의 춤 6가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재현하는 장검무와 무녀도는 이매방의 대표적인 창작춤.
장검무는 이매방이 12살 때 중국의 한 경극배우에게서 배운 검무의 기본 칼사위와 우리의 전통 검무를 결합해 만들었다. 무녀도는 무당이 굿판에서 신명나게 흔드는 춤으로 ‘변덕이 죽 끓듯’ 춤사위가 민첩하고 섬세한 것이 특징.
“선생님, 너무 힘들어서 못추겠어요.”
“원래 한국 전통춤은 속에 있는 힘으로 하는 게야. 서양춤처럼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누르면서 추는 게지.”
두 달 전부터 정선혜는 74세의 노스승의 집에 머무르며 춤을 전수받고 있다. 이매방은 무대의 소품과 춤출 때 입을 의상까지 자신이 직접 꿰매 만들어주는 등 이 춤의 전수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매방류의 ‘살풀이’와 ‘승무’는 전수자와 이수자만을 합쳐도 100여명. 그러나 자신의 창작춤인 장검무와 무녀도는 전수를 하지 않아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매방은 지난해 서울국제무용제에서 공연하던 정선혜의 날렵한 춤사위와 ‘끼’를 보고 이 춤의 전수자로 택했다. 4000∼8000원. 02―539―0303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