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 e단조. 22세 청춘의 고뇌와 꿈, 희망이 약동하는 명곡으로 꼽힌다. 2악장이 영화 ‘트루먼 쇼’에 삽입됐을 만큼 현대인의 감성에도 쉽게 와닿는다. 이 작품을 독특한 연주형태로 엮어낸 신보 두장이 선보였다.
에마뉘엘 액스가 독주한 음반은 중기 낭만주의 작곡가인 쇼팽 작품으로는 드물게 ‘원전연주’의 형식을 취했다. 그가 사용한 피아노는 1851년 제작된 것.
원전 피아노는 낭만주의 작품을 연주하는 데는 제약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소리가 여물지 않고 퍼져나가는 느낌을 주며, 빠른 부분에서 날렵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강약전환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인상 때문. 그러나 이런 약점은 액스의 손끝에서 자취를 감춘다.
액스는 악보 연구에 몰두해온 ‘책상물림’연주가가 아니라 현대 악기 연주에서 쌓은 솔리스트로서의 확고한 명성을 증명하듯 건의 속도와 중량을 완벽하게 터득, 투명한 연주를 펼쳐나간다. 호기있게 달려나가는 3악장에서도 현대악기 못지않게 시원시원한 터치를 보이고, 명상적인 2악장에서도 둥글고 또렷한 음색의 매력을 마음껏 자랑한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