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야만 하는 고약한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속도 많이 썩이고 자신이 혐오스러울 때도 많지만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 아예 외출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러다가도 발작적으로 나가서는 한꺼번에 충동구매를 하곤 합니다.(서울 합정동에서 한 미혼여성)
▼ 답
물질만능주의의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인간의 감정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감정적 문제를 너무 즉각적으로 해결하려는 것이죠. 하지만 충동적으로 물건을 사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겪는 좌절이나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거나 혹은 상담하신 분처럼 자신의 욕구를 도저히 조절하지 못할 때는 물건을 산 다음 더 큰 불안과 우울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런 경우 대개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넘어선 과도한 지출을 하게 되므로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자신의 욕구가 즉각적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쾌락원칙’을 따릅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내가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채워지지 않는 욕구도 있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아직도 어린아이마냥 ‘쾌락원칙’에만 매달려 있지 않은지 살펴보십시오. 아마도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지 모릅니다.
만일 그렇다면 하루 빨리 유아적 심리상태에서 벗어나 현실원칙을 따르도록 스스로를 독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건을 사러나갈 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해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양창순(양창순신경정신과원장)www.mind―op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