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무더위 물러가면 「카키―갈색의 세상」

  • 입력 1999년 8월 12일 18시 23분


의류매장은 어느새 가을신상품으로 단장을 마쳤다.카키색 베이지색 갈색 등 낙엽을 닮은 빛깔들과 ‘가라앉은 회색’의 물결이다. 디자인은 화려한 장식을 배제한 단정하고 편안한 스타일이 주류.

◇스타일

절제미가 돋보이는 단순한 선의 미니멀룩이 주도하고 있다. 화려한 장식의 공주풍 옷 대신 활동적이며 도시적인 감각의 옷이 전면으로 나선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몸에 꼭 맞지 않고 어느 정도 여유있는 편안한 스타일. 상의는 넉넉한 반면 하의는 몸에 다소 달라붙는 옷들이 많이 나와 있다. 여유있는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포근한 느낌의 터틀넥 니트나 풍성한 케이프(망토)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올가을 재킷은 네크라인이 독특하다. 칼라가 없이 몸판에서 연결돼 보통 칼라보다 높게 만들어진 ‘하이넥’ 디자인이 주종. 앞단추를 목부분까지 잠그도록 돼있어 이너웨어를 따로 입을 필요가 없는 재킷도 많다. 앞여밈은 단추를 안으로 숨기거나 지퍼를 달아 깔끔하게 처리했다.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길이의 재킷이 나온 것도 새롭다.

바지는 9분 길이의 가느다란 일자바지의 인기가 계속될 전망. 흰색 셔츠와 코디하는 앞주름 세운 정장바지도 유행 예상 아이템이다. 스커트는 무릎까지 또는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많다.

◇색깔과 소재

색이 다소 바랜 듯 흐릿하고 혼합된 색깔이 유행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끌던 회색은 다소 주춤. 대신 모든 색깔에 회색톤이 가미돼 전체적으로 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적어도 매장에서는 카키색의 약진이 돋보인다. 카키빛이 도는 회색을 비롯해 카키옐로 카키브라운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카키와 잘 어울리는 베이지색 크림색 갈색 등 부드러운 자연색의 ‘잔치’도 한몫한다.소재에선 면 마 실크 모 캐시미어 등 천연소재의 자연미가 강조되고 있다. 두껍게 짠 니트, 광택나는 가공소재 등도 나와있다.

◇딱 한 벌만 산다면

▽예츠 이금복디자인실장〓칼라없는 슬림한 재킷과 앞주름을 하나 잡은 매니쉬한 바지 ▽오조크 이선화디자인실장〓카키색 V네크 풀오버니트와 9분바지 ▽니켄리쯔 이경은디자인실장〓꼭 붙지 않는 셔츠 느낌의 재킷과 9분바지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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