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윗치’에서는 관객을 사로잡는 세련된 화면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학생 3명이 미국 메릴랜드주 블레어 마을에서 200년간 전해 내려오던 전설을 다큐멘터리로 찍던 중 숲 속에서 실종되고 1년 뒤 그 필름이 발견된다는 내용. 물론 모두 허구다. 16㎜카메라와 홈비디오 카메라로 찍어 마구 흔들리는 흑백 다큐멘터리 화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공포영화이지만 기괴한 분장과 특수효과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흥행에 성공할 이유가 하나도 없을 것같은 ‘블레어 윗치’가 성공한 비결은 독특한 인터넷 마케팅. 할리우드가 이 영화를 ‘영화제작 패러다임을 바꿀 영화’라며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 제작사는 개봉 1년 전 인터넷 홈페이지(www.blairwitch.com)를 개설, 200년이 지난 블레어 전설에 대한 해설과 실종사건에 대한 기사, 낡은 사진,경찰의 조사보고서 등을 실었다. 실화처럼 보이지만 전부 가짜. 그러나 이는 하루 평균 2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할만큼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인터넷에서 본 내용을 영화로 확인하고 싶은 네티즌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블레어 윗치’는 국내에서도 10월 개봉될 예정이며 8월말에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된다. 지난달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네티즌상 수상작.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