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후흑열전'/중국인이 쓴 '공자죽이기'

  • 입력 1999년 8월 20일 18시 47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바다출판사)에 이어 유교문화를 비판한 책들이 발간돼 유교문화 논란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최근 서점가에는 중국인들이 쓴 유교문화 비판서 두 권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공자의 이름으로 죽은 여인들’(예문서원)은 중국 명청대 여인들의 기구한 자살 현상을 분석한 책. 봉건적 윤리규범과 사회적 편견 속에 여인들이 자살에 이르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후흑열전(厚黑列傳)’(아침)은 1910년대 중국의 반유교적 분위기를 반영했다. 유교윤리를 내세우며 위선적으로 살기보다는 낯 두껍게 시꺼먼 본성대로 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유교문화를 비판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발간된 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격렬한 찬반논란속에서도서점가종합순위에서상위권을유지하고 있다.

이는 유교에 대한 우리 나라 사람들의 애증을 고스한히 반영한 결과. 전문가들은 이 책이 지나치게 ‘상업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유도회(儒道會)쪽에서는 유교문화를 옹호하는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시아출판)를 급조해 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비판론쪽에 더 ‘손님’이 많은 것 같다.

이번에 발간된 중국인의 유교문화비판서는 국내판 비판서에 비해 지적 충실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를 계기로 ‘금기영역’에 도전하는 지적논쟁이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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