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사’들이 수학을 잘하는 비결은 뭘까. 7월 루마니아 부쿠레시티에서 열린 제4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한 한린 군(18·서울과학고3)으로부터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들려줄 만한 수학 공부 방법을 ‘추출’했다.
▽‘칭찬’을 먹고 자라는 나무〓한군은 세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숫자 덧셈 뺄셈 등을 배웠다. 아버지가 쓴 방법은 ‘기(氣) 살리기’전법. 방바닥에 나란히 누워 한군이 문제를 풀 때마다 “우리 천재, 잘 한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칭찬 듣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 한군의 얘기.
쉬운 문제만 풀어 한군이 수학에 흥미를 잃을 때면 아버지는 어려운 문제를 내밀었다. 한군은 며칠씩 매달려 ‘숙제’를 해냈고 아버지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었다.
▽조금씩 천천히〓수학은 감각이 중요하다. 따라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수학의 기본원리도 문제를 풀면서 익혀야 이해가 쉽다. 한군은 수학과외를 한 경험은 없지만 초등학교때 2년간 학습지를 풀었다. 단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문제를 풀면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조금씩 푼다. 한 문제라도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
▽끈기와의 싸움〓문제가 안풀리더라도 언젠가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매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도저히 못풀 것 같은 문제를 해결했을 때 짜릿한 ‘쾌감’과 함께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 이같은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도 키울 수 있다.
문제를 풀다가 막힐 때마다 답을 보는 것은 ‘수학바보’로 가는 길. 다 푼다음 자신이 푼 방식과 답지의 방식을 비교해보고 어느 방법이 더 좋은지 알기 위한 것은 괜찮다. 따라서 문제집의 답지는 부모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경시대회 활용〓똑같은 유형의 문제만 접하면 수학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교과서나 시중에서 파는 문제집의 문제가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각종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한 방법. 스스로 분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군이 수학에 푹 빠진 것도 초등학교 5학년 때 ‘재능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