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가 흐르는 漢字]정당(政黨)

  • 입력 1999년 8월 25일 12시 08분


政은 正과 (두드릴 복)의 결합이며 은 돌이나 나무로 톡톡 두드리는 것을 뜻한다.

조개(貝)를 깨뜨려 못쓰게 만드는 것이 敗(깨어질 패), 회초리로 소(牛)를 때려 모는 것이 牧(기를 목), 도구를(工) 써서 치는 것이 攻(칠 공), 회초리로 아이를 때려 가르치는 것이 敎(가르칠 교)다. 그렇다면 政은 잘 다독거려() 바르게(正) 나아간다는 뜻이 아닐까. 따라서 政의 본디 뜻은 正이었으며 政治(정치)는 곧 正治, 바르게 다스리는 것을 뜻했다.

黨은 尙(상)과 黑(흑)의 결합이다. 黑은 본디 굴뚝의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에서 나온 글자로 ‘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다만 여기서는 아무 冠(관·관직)도 쓰지 않은 ‘검은 머리’의 일반 백성을 가리킨다.

尙은 ‘숭상하다’ ‘떠받들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곧 黨은 많은 사람이 한 사람을 중심으로 뭉쳐 있다는 뜻이다.

또 黨은 마을을 뜻하기도 했다. 鄕黨(향당)이라는 말이 있는데 鄕은 1만2500가구, 黨은 500가구의 마을을 말했다. 사람이 뭉쳐 있든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든 黨은 무리, 집단의 뜻이다.

政黨이라면 정치적인 목적으로 뭉친 집단이다.

그러나 너무 政黨 또는 개인의 이익에만 집착할 때 국가, 사회는 어려워진다.

중국의 北宋(북송)과 우리의 朝鮮(조선)시대가 그랬다. 黨利黨略(당리당략)에만 사로잡혀 나라는 돌보지 않아 참혹한 비극을 초래했던 것이다. 참다 못한 歐陽修(구양수)는 上疏(상소)를 통해 黨爭(당쟁)의 폐단이 망국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음을 史例(사례)를 들어 강조하고 있다. 유명한 朋黨論(붕당론)이 그것이다.

요즘 그 黨爭이 재연되고 있는 느낌이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政治가 正治일진대 ‘바르게 다스리지’ 못하면 政黨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朋黨 또는 徒黨(도당)일 뿐이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chung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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