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물체극 「내게서…」, 화랑무대로 이색실험

  • 입력 1999년 8월 25일 19시 34분


갤러리로 들어서는 순간 온통 점토로 가득찬 이색적인 공간을 만나게 된다.점토로 만들어진 여신상, 무덤, 언덕….

93년부터 96년까지 프랑스와 스위스 등을 오가며 ‘밀가루 시리즈’로 물체극을 공연했던 배우 이영란(33). 이번에는 ‘진흙’으로 물체극을 벌인다. 27일∼9월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바탕골 갤러리에서 열리는 ‘내게서 멀어지는 것은 작다’.“물체극요? 배우와 관객의 상상력에 의해 모든 사물들이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극이지요. ‘오브제(물체)’가 무대에서 허물어지고 만들어지는 과정 하나하나가 극을 만들어나가지요.”

극은 대사 한 마디없이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영란과 3명의 배우가 펼치는 ‘진흙 놀이’는 관객들을 어린시절의 아련한 향수에 젖게한다. 고무줄놀이 하는 아이,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 썰매타는 아이, 물장구 치던 개울가…. 진흙은 자유를 상징하는 여신상이 됐다가, 국수 뽑는 기계에서 나오는 국수가락도 되고, 거대한 개울로도 변한다.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이색적인 시간여행을 펼친다.

이영란은 성신여대 조소과와 프랑스 국제인형학교를 졸업한 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연극을 해왔다.공연기간 중 인터넷(home.hananet.net)으로도 실시간 방송될 예정. 매일 4시반, 7시반. 6000∼1만2000원. 02―762―001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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