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추천 기준은 크게 세가지였다.첫번째로 전통적인 의미에서 청소년들의 정신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이른바 ‘성장문학’이 다수 포함되도록 했다.
두번째로 알기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책을 골랐다. 내용이 좋더라도 난삽해서 청소년들이 빨리 소화하기 힘든 책은 배제했다.
세번째로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야기’라는 관점에 따라 여러 측면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룬 책을 골랐다. 후기 산업사회를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현대인의 고민과 변화상을 살펴 볼 수 있는 인물들을 골랐다.
△선정위원:김주연 숙명여대, 오생근 서울대교수
▼자연과학
천문 생물 물리 컴퓨터 생리 지구과학등 전 분야가 망라되도록 했다. 어려운 이론을 외우는 것보다는 익숙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과학적 사고. ‘과학원리로 떠나는 창의력 여행’ ‘프로야구 왜? 나무방망이를 쓰나’ 등은 그런 취지에서 선정됐다. 사회생물학을 알기 쉽게 풀어쓴 ‘개미제국의 발견’과 공룡화석에서부터 진화까지 지구과학 상식을 재미있게 정리한 ‘한반도 30억년’은 국내 저작으로 보기드문 수준이었다.
△선정위원:박성래 한국외국어대교수, 이용수 국제백신연구소 홍보위원
▼인문과학
민족성, 역사성이 책을 고르는 주요기준이었다. 세계화시대에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이 더 소중해지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와 관계를 맺은 상대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한 법.‘한권으로 정리한 이야기 중국사’ 등이 선정된 이유는 그 때문이다. 고전은 일생 중 언제 읽더라도 그 나이 눈높이에 맞는 가르침을 준다. 그래서 ‘장자’를 추천했다.
△선정위원:이주향 수원대교수
▼사회과학
시대의 변화를 알게해주는 책을 주로 뽑았으며 특히 ‘환경’에 신경을 썼다. 여기서 ‘환경’이란 자연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정치 경제적 환경까지를 포괄하는 뜻이다. 특히 일본과 중국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19세기 일본의 근대화’ ‘일본의 대중문화 베끼기’ 등을 포함시켰다. 페미니즘, 위기의 자본주의 문화, 디지털경제 확대등 핫이슈에 대해서는 고교생 눈높이로 설명해줄 수 있는 책을 골랐다.
△선정위원:박명진서울대교수
‘제1회 독서경시대회’는 9월11일 마감된다. 우편접수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한국도서관 협회(우편번호:137―702). 예선 통과자 3백명이 필기시험을 치러 대상 금상 수상자가 가려진다.
〈정은령·유윤종기자〉ryung@donga.com
▼ 좋은 독후감 쓰려면
어떻게 좋은 독후감을 쓸 것인가? 우선 텍스트 자체를 상세히, 꼼꼼히 읽어야 한다. 정성들여 책을 읽은 모습이 역력히 드러남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사실을 틀리거나 당연한 저자의 의도를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글에는 호의적인 시선을 보내기 어렵다.
책 속에도 작품 이외의 해설이 들어있고, 책이 발행되면 여러가지 서평이나 해설이 뒤따른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 의욕적으로 여러가지 참고문헌에 달려드는 사람도 많다.
그렇지만 저자가 쓴 글 자체가 독서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책과 자기자신이 1대1로 만나야 한다. 남의 이야기, 해설, 다른 문헌에 의존한 글은 글쓴이 자신의 육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국어 문학교육은 모범적인 문장 구문의 형태를 미리 마련해놓고 이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의식하고 거기에 맞추다 보면 정작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놓치기 쉽다.
우리가 흔히 잊기 쉬운 일이지만 글쓴이의 생각은 내용 뿐 아니라 문체나 형식에도 반영된다. 자기가 만들어내는 사색의 깊이가 글의 깊이를 이루는 것이다.
미리 남들이 찬동할 만한 모범답안을 생각해 놓고 거기에 맞춰나가다 보면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을 피력해나가다 보면 새로운 시각이 나오고,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문장도 자연히 나오게 된다.
(도움말:김주연 숙명여대 독문과 교수·문학부문 도서 선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