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미혼 대졸커리어우먼 「하이미스」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98년말 현재 국내 30대 미혼여성은 20만6362명으로 전체 30대 여성의 5%. ‘올드 미스’로 불리며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선도(鮮度)가 떨어지는 신부감’으로 치부되던 이들이 90년대 말 새로운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하여 ‘하이 미스(High―Miss)’. 전문적 능력과 높은 학벌, 막대한 연봉과 재산 등 부동의 인프라를 갖춘 ‘고위 커리어우먼층’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IMF를 통과하면서 살아남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부익부 현상’이 이들 커리어우먼에게도 어김없이 나타난 것.

동아일보 ‘미즈&미스터’팀은 결혼정보회사 ㈜선우 리서치팀과 함께 전국 30대 미혼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8월1일부터 14일간 전화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하이 미스란◆

다음 4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30대 미혼여성을 ‘하이 미스’로 규정한다. ①학력〓4년제 대졸이상 ②직종〓의사 대학강사 연구원 등 전문직/초중고교 교사 등 교직/1억원이상 자본금을 가진 개인사업/종업원 500명 이상 기업체 대리급 이상 사무직 등 ③소득〓월평균 200만원 이상 ④재산〓동산 및 부동산을 합해 5000만원 이상(자동차 포함).

◆몇명일까◆

3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하이미스’에 속하는 숫자는 전체의 9.7%인 29명. 이 비율을 적용하면 하이미스는 국내 2만여명(20만6362명×0.97)으로 추산된다.

◆하이 미스 해부◆

다음은 하이미스로 분류된 29명의 실태. 30대 미혼여성 300명의평균치와 비교해보면….

▽재산 및 거주형태〓연봉평균 2844만원, 소유재산은 동산 부동산을 합해 6452만원. 30대 미혼여성 평균치보다 연봉은 1140만원, 재산은 2312만원 많았다. 과반수가 자동차를 운전하며 혼자 사는 경우(24.1%)가 30대 평균(15.1%)보다 많았다.

▽연애&결혼〓하이미스가 지속적으로 만나는 남자친구는 1.7명으로 30대 미혼여성평균(1.4명)을 상회. 그러나 혼전성관계에 대해 ‘결혼 전에는 안된다’고 48.3%가 대답, 30대여성평균(37.5%)보다 보수적이었다.

‘독신으로 살겠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8.3%로 30대평균(46.3%)을 약간 넘어섰다. 이유는 ‘경제력이 있으므로’가 가장 많고 ‘결혼은 선택사항이니까’‘마땅한 상대가 없으므로’‘지금 상태가 편하니까’의 순.

배우자 선택시 하이미스는 ①성격 ②경제력 ③집안 ④사랑 ⑤직업 ⑥학벌의 순서로 ‘따졌다’. 반면 30대 미혼여성들에선 이 순위 중 ‘집안’과 ‘직업’이 맞바뀌어 있다.

▽라이프스타일과 취향〓‘모든 길은 일로 통한다.’ 취미는 비디오 및 영화감상―독서―음악감상―쇼핑―여행의 순. 30대평균이 비디오 및 영화감상―운동―여행―독서―음악감상의 순서인데 비하면 운동과 여행 등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활동을 피하고 있었다. 외식도 30대평균(6.5회)보다 많은 한달 9.1회. 지인(知人)도 많지만 거래처 사람 등을 자주 만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모임은 ‘동창회’가 최다(27.9%)이나 직장모임 계 운동 취미활동 등 모임도 공히 11.1%로 고르게 분포.

78.5%가 ‘소주 반병 또는 맥주 1병 이상’을 마신다. 30대 평균과 비교하면 소주보다는 맥주와 양주을 선호하는 편. 흡연자는 14.3%로 30대 평균의 4배. 이상적인 남성형으로는 한석규가 압도적. 자상해 보이기 때문. 다음은 박상원(소박하고 평범) 박신양(다정다감) 김석훈(잘생김) 최수종(가정적)의 순이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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