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클리닉]이성과 잘못사귀는 20대 미혼여성…

  • 입력 1999년 9월 1일 15시 31분


▼문 ▼

20대 여성입니다. 제 고민은 이성과 잘 사귀지를 못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남자로부터 “당신은 좋은 직장동료이지만 여자로 생각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후로는 몹시 끌리는 이성이 있더라도 제 마음을 표현하기 힘듭니다. 다른 일에도 점점 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일할 의욕도 나지 않습니다.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한 미혼여성)

▼ 답 ▼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지닌 어떤 한 단면이 마치 자신의 전부인양 여겨져 판단이 외곬으로 흐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에게 부족하다거나 없다고 생각하는 면에만 너무 연연해서 다른 면을 보지 못할 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한 두 번 실수나 경험만을 가지고 자기의 인격을 포함해 장래까지도 미루어 짐작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정신과에서는 이를 ‘과잉 일반화’라고 합니다. 상담하신 분 역시 한 번의 경험이 콤플렉스가 돼 ‘과잉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있는 듯합니다. 몹시 좋아하던 남자가 ‘여자로서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 충격을 받은 것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그의 취향문제이지 내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뭔가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없죠. 더구나 자기의 전인격이나 능력과 연관지어 생각할 필요는 더욱 없습니다. 남녀관계에서 서로 끌리는 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여러가지 무의식적 동기들이 작용합니다. 성장 과정의 경험, 무의식속에 자리한 남성성과 여성성, 부모의 영향 등등. 그러므로 한두 번의 경험이나 상처로 인해 자신을 어떤 틀 안에 가두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양창순(양창순 신경정신과원장) 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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