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연극과 데이트를…서울-춘천연극제 잇따라 막올라

  • 입력 1999년 9월 1일 18시 23분


“이야기와 언어 중심의 연극은 주변부로 밀려나가고 있다. 이제 무엇을 전달하느냐보다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세계적인 관심사다. 이제 양식이 내용보다 더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김윤철·국제연극평론가협회 부회장)

21세기 연극은 어떤 모습일까, TV나 영화가 등장할 때마다 ‘위기’를 겪었던 연극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99서울연극제’가 ‘공연양식의 재발견’을 주제로 2일부터 10월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일대에서 열린다. 표현극 서사극 음악극 등 과거와 미래의 다양한 양식적 퓨전을 모색하기 위한 축제. 예술감독(손진책·극단 미추대표)의 주관아래 경연대회가 아니라 국내외 우수작품들을 초청하는 페스티벌 형식으로 치러진다. 국내 공식 초청작품 10편, 해외 초청작품 5편이 공연된다.

프랑스 최고의 마임극단 필립 장티 컴퍼니의 ‘미궁’은 밀가루 반죽을 뒤집어 쓴 배우가 인간 내면의 세계를 연기하는 작품. 이탈리아 피콜로 극단의 ‘두 주인을 섬기는 하인―아를레키노’는 서양 희극의 전범을 보여준다. 주인공 페루치오 솔레리는 특유의 재치와 익살로 35년간 이 배역을 맡아 왔다.

축제기간 중 대학로 일대 거리에서는 브라스밴드의 반주와 거리오페라가 어우러지는 프랑스 ‘레 그룸’극단의 ‘공원의 마술피리’공연이 펼쳐진다. 일본의 현대극 ‘호기우타’, 싱가폴 중국 오페라단의 ‘불길 속의 강변루’도 상연된다.

국내 작품으로는 오태석의 신작 ‘코소보 그리고 유랑’, 복제인간을 다룬 조광화 연출의 ‘철안 붓다’, 김석만 연출의 브레히트 서사극 ‘하얀동그라미’,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를 물체극으로 풀어낸 ‘레이디 맥베스’ 등 신작들이 선보인다. 특별무대에서는 마임극 민속극 무용극 등이 초청 공연된다. 02―3673―2561

한편 가을을 맞아 지방에서도 연극축제가 한창이다. ‘춘천국제연극제’ (8일∼12일)에서는 크로아티아 불가리아 폴란드 등 동유럽 극단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또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4개국(영국 독일 한국 네덜란드) 극단들이 각국의 특색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비교하는 무대도 열린다. 0361―243―0508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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