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급증 작년 8569명… 전년比 42.2% 늘어

  • 입력 1999년 9월 2일 18시 25분


외환위기에 따른 절망감이 확산된 지난해 자살자가 97년에 비해 40%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망자의 사망원인은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심장질환 교통사고 간질환 위암 순이었다.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98년의 총 사망자수는 24만2362명으로 인구 10만명당 517.4명으로 집계됐다. 남자는 10만명당 578.5명, 여자는 455.9명으로 남자 사망률이 여자보다 1.3배 높았다.

사망원인은 뇌혈관질환이 인구 10만명당 74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장질환이 38.7명, 교통사고가 25.7명, 간질환이 24.8명, 위암이 23.9명 순이었다.

특히 자살은 98년중 8569명으로 97년의 6022명에 비해 42.2% 늘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4161명에서 6200명으로 49.0% 늘어났고 여성도 1861명에서 2369명으로 27.3% 늘어났다.

지난해 자살자 수는 89년 3022명의 2.8배에 이르는 수준이며 10만명당 자살자 수도 89년 8.7명에서 작년 19.9명으로 10년사이 2.3배로 증가했다.

서울 동남신경정신과의원 여인중(呂寅仲)전문의는 “자살자가 갑자기 증가한 것은 경제위기에 따른 영향으로 보이며 그런대로 살만했던 중산층이 갑자기 하류로 떨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심하게 겪으면서 자살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자살은 20∼30대 여성의 사망원인에서 1위, 10∼30대 남성에서 2위를 각각 차지할 정도.

연령별 사망원인은 30대까지는 교통사고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40대는 음주 흡연에 따른 간질환이 많았다. 50대 이후에는 고령화에 따른 뇌혈관질환이 많았으며 0∼9세의 유아와 어린이들은 교통사고와 익사가 많았다.

성별로는 알콜중독으로 인한 사망자는 남자는 10만명당 5.7명,여자는 10만명당 0.4명으로 남자사망률이 여자의 14.3배였고 식도암은 8.8배, 후두암이 7배, 간질환이 4.1배였다. 이는 남성들이 흡연 음주 등 건강에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경제활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탓으로 풀이됐다. 반면 고혈압성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은 여자가 약간 더 높았다.

최근 10년간의 사망원인 변화를 보면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89년 1.4명에서 98년 3.9명으로 178.6%가 늘었고 대장암이 79.5%, 기관지 폐암이 56.1%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호흡기 결핵은 10년전에 비해 40.8%가 줄었고 고혈압성질환과 동맥경화증도 각각 77.5%,73.7%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호흡기 결핵이나 간암에 의한 사망률은 남녀 모두 가장 높았으며 남자 간질환의 경우 헝가리에 이어 2위,교통사고는 남자가 포르투갈에 이어 2위, 여자는 1위였다.

이에 비해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여성의 유방암,자궁암에 의한 사망률은 비교국중 가장 낮았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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