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억울한 일 참으면 피해의식

  • 입력 1999년 9월 8일 19시 24분


◆문◆

30대 초반의 회사원입니다. 최근 회사 내의 다른 동료들보다 월급이 적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도 어려운 프로젝트는 다 나한테 맡겨집니다. 당당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싶지만 소심한 성격 탓에 막상 이야기를 꺼내기가 몹시 힘듭니다. 평소에도 억울한 일을 당하고 아무런 항변도 못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경기 평촌에서 한 직장인)

◆답◆

아마도 상담하신 분은 피해자 유형이 아닌가 싶군요. 성격적으로 우유부단하고 소심하며 자기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대개 이 유형에 속합니다.

대부분 자기 의견이 거부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장과정에서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할 기회를 갖지 못했거나 지독한 거부의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상에 대해 더욱 움츠러들고 자주 부당한 피해를 받기도 합니다. 협상에도 서툴러 상담하신 분처럼 회사 내에서 인사문제나 임금인상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합니다.

피해자 유형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훈련을 할 때 ‘배수의 진’으로 자기 의사가 거부당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다 보면 실제로 그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을 알고 용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상담하신 분 역시 자기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는 회사라면 떠나도 좋다는 각오로 시정을 요구해야 합니다. 요구를 거부당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 맥없이 당하기만 한다는 피해의식에서는 벗어날 수 있죠. 그것만 해도 앞날을 개척하는 데 큰 소득이 될 것입니다.

(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www.mind―op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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