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몸이야기/주름살]세월이 그리는 「나이테」

  • 입력 1999년 9월 9일 19시 21분


관자놀이에 해당하는 영어단어는?

사원 신전이란 뜻으로 잘 알려진 ‘템플(Temple)’이 그것. 그러나 어원은 다르다. 사원 신전이란 뜻은 라틴어 템플룸(templum), 관자놀이라는 뜻은 템푸스(Tempus)에서 왔다.

고대 로마에선 템푸스가 ‘시간’을 뜻했다. 관자놀이에서 맥박이 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름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쪽 관자놀이 사이 이마와 눈가에 새겨진 주름은 삶의 나이테이므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지난해 ‘주름살 없는 무표정의 아름다움’ 제목의 기사에서 여성들은 표정을 희생하는 한이 있어도 주름살을 없애고 싶어한다고 소개했다.

◆피부와 주름살◆

보통 피부는 맨바깥쪽에 있으면서 물집이 생기면 벗겨지는 ‘표피(表皮)’와 그 안의 진피(眞皮) 피하지방층 등으로 이뤄진다. 주름살은 표피와 진피의 접착면이 줄어들면서 쪼글쪼글해지는 것.

진피의 콜라겐섬유(다른 신체조직이나 수분을 붙잡는 특성이 있다)와 탄력섬유(피부가 늘어나면 원상태로 되돌린다)가 파괴되고, 표피와 진피 경계 부위에 있는 세포와 모세혈관이 줄면 주름살이 생기게 된다.

과학자들은 피부를 변화시키는 ‘주범(主犯)’으로 햇빛의 자외선, ‘공범(共犯)’으로 몸안에 쌓인 유해산소를 꼽는다. 얼굴에 주름이 집중적으로 생기는 이유는 얼굴살의 두께가 얇기 때문. 특히 눈꺼풀은 우리 몸에서 가장 얇다.

◆부위별 주름살◆

인상을 쓰면서 이마에 주름살을 짓는 것은 사람 뿐 아니라 영장류 모두에게 해당하는 모습. 원숭이는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칠 수 없을 때 눈썹을 올리고 주름을 짓는다.

이마 주름은 확실히 ‘인상파’에게서 많다. 이마 주름이 깊이 팬 사람은 대부분 걱정이 많은 사람. 자주 웃으면 얼굴전체에 주름이 생긴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기쁠 때엔 탄력섬유가 왕성히 활동해 주름살로 되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몇몇 부족은 성인식 때 칼로 이마를 가로로 죽죽 파서 ‘인상파 얼굴’을 만든다. 수단의 일부 부족은 눈썹 바로 위에 칼자국을 내고 그 안에 잔돌을 넣어 불룩불룩하게 만든다.

인체에서 얼굴 외에 주름이 있는 대표적 기관은 성기. 남녀 모두 광노화(光老化)에 관계없이 나있다. 음경 피부는 지방층이 없고 진피와 안쪽의 스폰지조직(해면체)을 섬유조직이 이어주고 있는 형태. 여성의 소음순은 점막층과 해면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남성의 진피와 여성의 점막층은 팽창에 대비해 쪼글쪼글한 형태로 대기 중.

한편 목욕 뒤 손발이 부풀어오르고 주름지는 것은 표피층이 물을 많이 흡수하는 반면 진피층은 그렇지 않기 때문. 즉 표피층이 팽창하면서 표면적은 넓어지지만 진피층은 그대로여서 쭈글쭈글해지는 것.

◆주름을 예방하려면◆

어려서부터 오전11시∼오후2시 강한 자외선을 피하고 땡볕에 나갈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 또 각종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한다. 스트레스를 곧바로 풀고 적당하게 운동하면 몸의 산화가 예방돼 주름살도 확연히 줄어든다.

최근 이스라엘의 한 연구결과 탄산음료 과일캔 요구르트 등을 하루 1ℓ 이상 마셔 과당을 과다섭취하면 콜라겐섬유가 파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달짝지근한 음료수는 적당히 마셔야 한다.

어린 딸을 둔 부모라면 자녀의 지능계발에도 힘써야 한다. 영국 런던대의 연구에 따르면 유년기 때 지능이 높을 수록 폐경이 늦어지고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계속 분비돼 노화를 방지하기 때문.

부부가 금슬이 좋아도 주름을 막을 수 있다. 영국 왕립 에딘버러 병원의 조사결과 1주일에 4회 이상 성관계를 갖는 사람은 2회 이하인 사람보다 주름살이 훨씬 적고 여성은 10살, 남성은 14살 정도 어려 보였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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