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면 紀綱(기강)이 總體的(총체적)으로 崩壞(붕괴)돼 어김없이 사회가 불안했음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뭔가 정신 좀 차려야 할 때다.
통탕거리는 토끼 가슴으로 21세기를 맞이할 수는 없지 않는가.
지난번에도 이야기했거니와(9월10일자 安分守己) 孔子가 태어나 보니 사회가, 국가가 온통 엉망이었다. 다들 제자리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외쳤다. ‘제발 分數(분수) 좀 지켜라!’ 그의 正名論(정명론)이다.
180년 뒤에 孟子(기원전 372∼289)가 태어나보니 이건 한 수 더 뜨고 있었다. 땅뺏기에 혈안이 된 諸侯(제후)들은 백성의 안녕은 안중에도 없고 전쟁놀음만 일삼고 있었다. 그래서 孟子도 외쳤다. ‘이 似而非같은 놈들아!’
우리가 다 아는 春秋(춘추)와 戰國(전국)시대다. 이 500년 동안 중국은 아예 뒤집어져 있었다.
죽어나는 것은 죄 없는 백성뿐이었다.
似而非는 似是而非(사시이비)의 준말로 ‘언뜻보면 옳은 것 같지만(似是)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것(而非)’을 뜻한다. 일종의 表裏不同(표리부동)인 셈이다.
원래 孔子가 했던 말을 孟子가 다시 인용함으로써 당시 사회를 叱咤(질타)했다. 그에 의하면 名分(명분)과 實質(실질)을 함께 중시했던 孔子는 似而非를 아주 싫어했다. 겉 다르고 속 달라서 혼란에 빠뜨리며 是非나 眞僞(진위)를 가릴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피(稷·직)는 벼같이 생겼지만 벼가 아니며 원숭이도 사람 같지만 사람이 아니다. 원숭이가 피를 먹는 것이야 탓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사람은 벼를 가꾸어야 하지 않을까. 제발 分數 좀 지키며 살자.
<동아일보 9월13일자 C6면 게재>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chungsw@mail.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