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실용성 동시에▼
생활한복업체도 크게 증가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96년말 20여개 업체, 연간매출 100억원 정도이던 생활한복업계가 97년 ‘한복입는 해’를 거치면서 지난해말에는 326개업체, 1000억∼1200억 매출로 성장했다.
질경이 돌실나이 여럿이함께 등 업체들이 올가을에 내놓은 생활한복의 특징은 일상복과 예복, 정장과 캐주얼의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생활한복의 ‘정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자연스럽고 장식없는 일상복을, 명절이나 예식용으로는 밝고 환한 색상에 자수장식으로 꾸민 화려한 예복정장형을 내놓고 있다.
색상에도 차이를 두어 젊은층 용으로는 흰색저고리에 보라색치마, 고연령층은 베이지색저고리에 붉은색치마가 많이 나왔다. 커플룩도 남성은 남색저고리에 남색바지, 여성은 붉은색저고리에 남색치마로 배색.
소재는 면 외에 화려한 색상을 낼 수 있는 폴리에스터가 많이 쓰이고 있다. 양장에 사용하는 모직이나 니트로 된 생활한복도 등장했다. 실크는 전통한복 뿐 아니라 생활한복에서도 고급소재로 애용된다. 고급제품에서는 분청사기 떡살문 등 옛소품이나 건축장식의 모티브에서 응용한 자수와 무늬가 눈에 띈다.
값은 업체별로는 다소의 차이가 있지만 치마와 저고리 또는 바지 한벌에 고급제품은 40만∼60만원, 일반제품은 15∼20만원, 저가품은 13만원 전후. 시장에는 5만원선의 제품도 나와있다.
▼5만원∼수십만원선▼
그러나 편안함만을 강조한 나머지 국적불명의 옷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84년 처음 개량한복을 선보인 이영희씨는 ‘생활한복〓싸구려’란 인식이 생겨난 것이 안타깝다며 “활동하기 편하면서도 우리옷 고유의 깔끔한 선과 단아한 색을 살린 생활한복을 골라야 싫증나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