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동기유발의 원칙」 열린경영 제시

  • 입력 1999년 9월 17일 18시 15분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지음/ 나현성 옮김/ 생각의 나무/ 392쪽/ 9500원▼

“동기 유발을 돈으로 사려고 할수록 경영은 쇠약해지고 기업은 위협받는다.”

‘자기 책임의 원칙’과 ‘자기 결정의 원칙’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저자의 ‘원칙’시리즈 완결편이 나왔다. 코카콜라, 3M, 휴렛 팩커드 등 세계적 기업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독일 베를린대 에센대 쾰른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는 저자는 ‘당근과 채찍’이론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당근과 채찍’을 이용한 동기유발은 기업경영에서 직원들의 능력을 자발적으로 이끌어내는 효율적인 전략으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동기유발 전략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지적한다.

돈과 지위만으로는 어떤 젊은 인재의 인생도 매수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는 냉온탕 정책이 신뢰 자체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보상은 창의력을 파괴시킨다.” 상여금이라는 미끼는 직원들의 두뇌를 가동시키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일시적인 대응책이기 때문에 오히려 근본적인 혁신을 저해한다. 이런 동기유발 전략은 기업 내 ‘성공의 행동 모델’을 만들어 내고 심지어 조직 문화 전체가 그 행동 모델로 인해 오염된다. 그릇된 동기유발은 단지 상여금이나 고과제도를 통한 ‘당근과 채찍’에 그치지 않는다.

“칭찬은 자유를 말살시킨다.” ‘칭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칭찬은 칭찬하는 상관과 칭찬받는 직원 사이의 위계질서를 암묵적으로 확인하는 행위다. 동기유발을 이끌어 내기 위한 조작적인 칭찬에 수치심을 느끼면서도 칭찬받은 자는 자신의 자유가 강탈당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뿐이다. 반대로 직원도 상관을 칭찬할 수 있게 될 때야 비로소 직원을 얽매지 않는 긍정적 애정의 형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자유의지이다.”

저자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이 ‘자존심’이라고 강조하며 ‘합의’와 ‘대화’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합의’의 경영이란 부하 직원을 협력 상대자로 받아들이고 목표 합의에 도달하는 자세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화’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인식과 평가에 관한 두 사람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또 다른 행동 가능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열린 자세를 갖는 것이기도 하다.

그의 경영이론은 인간에 대한 강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적당한 조건이 갖춰진 상태라면 인간은 책임을 완수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선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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