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서울미술제' 28일∼10월6일 시립미술관서

  • 입력 1999년 9월 19일 18시 40분


일본의 진보적 성향의 미술인 단체인 ‘자알라’(JAALA). 77년 출범한 이 단체는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미술인들과 연계해 이 국가들의 미술을 소개하는데 앞장서 왔다.

‘자알라’는 격년제로 국제미술전을 개최해왔으며 여기에 한국의 민중미술운동가들이 여러차례 참가해왔다. 이 단체 대표인 하리우 이치로(74·일본 미술평론가연맹 회장)는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미술인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과거 김대중대통령과 김지하 시인이 시국사건으로 구속됐을 때 일본내에서 이들의 석방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자알라’가 한국의 민중미술인들과 손을 잡고 서울에서 국제전을 갖는다.

28일부터 10월6일까지 서울 시립미술관 600년 기념관에서 열리는 ‘동북아와 제3세계미술전’. 이번 전시회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민예총)가 주최했다. 아시아 각국의 진보적 성향을 지닌 작가들을 초청하자는 ‘자알라’의 전시제안을 민예총이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7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전시회는 인권 환경 등을 주제로 했다.

한국에서는 신학철 김정헌 임옥상 이종구 등 민중미술계열 작가 66명이 참가한다. 일본은 야마다 시케코 등 76명이 참가한다.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작가와 쿠르드족 출신 작가 등 약 2백명이 참석한다. 최계근 조선미술가동맹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작가들의 작품 60점도 정부의 심의를 받아 초청전시할 예정이다.

한국작가 이종구는 농작물이 자라는 황토위에 주름진 얼굴을 그린 ‘대지―겨울’을 출품, 농민의 어려운 생활과 굳건한 의지를 그렸다. 쿠르드족 출신의 이스마일 카이트는 ‘비둘기’를 통해 평화를 염원하는 뜻을 담았다. 중국의 신링은 ‘그리움’ 등 인물의 표정을 자의적으로 왜곡해 그린 색다른 기법을 보여준다. 일본의 미츠다니 이주루는 ‘검은 창’을 통해 고통받는 인간의 내면을 추상적으로 담아냈다. 야마다 시게코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의 다양함을 표현한 ‘인간세상’을 출품한다.

출품작들은 인간과 평화 등에 대한 명확한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민예총측은 “각국 작가들의 진지한 문제의식을 접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739―6851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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