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주영(51)은 올해 초 몽골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그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을 봤다.
몽골에서는 말이 죽더라도 썩어가는 유해에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게 한다.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신성하게여기며 인간이 이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또 우리의 성황당과 비슷하게 돌무더기를 쌓아놓고 소원을 비는 풍습이 있다.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여성미술제―팥쥐들의 행진’에 전시된 그의 작품 ‘어느 말의 아름다운 환생을 위하여’는 몽골에서 보고 전해들은 내용에 기초하고 있다.
‘여성미술제’는 125명의 여성작가들이 참가해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 여성과 자연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의 이번 작품은 도시문명, 물질문명에 맞서 자연적인 것을 회복하자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는 “생명을 생산하는 자연, 모든 것을 순환시키는 자연은 새 생명을 낳는 여성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고 믿는다. 작품 또한 사라지거나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자신의 모든 작품을 전시가 끝나는 대로 태워 재로 만들 예정. 독신으로 지내며 예술적 자유를 찾아 치열하게 생활해온 그는 자신의 인생여정을 담은 책 ‘목마른 달팽이 여행’(동아일보사)를 펴내기도 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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