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가 흐르는 漢字]성묘(省墓)

  • 입력 1999년 9월 19일 18시 40분


省은 ‘눈(目)으로 적은 것(少)을 본다’는 뜻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따라서 省에는 ‘보다’ ‘살피다’는 뜻이 있다. 省察(성찰)이 있다. 또 省은 ‘생’으로도 발음되는데 이때는 ‘아끼다’ ‘줄이다’는 뜻이 있다. 省略(생략)이 있다.

이처럼 한 글자이면서 두 개 이상의 발음이 있는 것을 破音字(파음자)라고 한다. 墓는 ‘莫’(막)에서 뻗어나온 글자이며 莫의 아랫부분에 있는 ‘大’는 본디 ‘’의 변형이다. 해(日)가 풀숲 사이에 빠져 있는 형상, 곧 서산에 지는 순간의 모습이다. 따라서 莫의 본디 뜻은 ‘어둡다’ ‘해가 지다’였다. 후에 ‘하지 마라’ ‘금지’의 뜻으로 轉用(전용)되자 해를 뜻하는 日자를 덧붙여 暮(저물 모)자를 만들게 되었다. 假借(가차)인 것이다.

참고로 수건(巾)으로 가려 ‘어둡게’ 하면 ‘幕(막)’, ‘해질 때’ 放牧(방목)했던 소를 힘껏(力) 불러모으는 것이 募(모집할 모), 임 생각에() ‘캄캄해지는 것’이 慕(사모할 모)다.

따라서 墓는 ‘어두운 땅’(土)이 아닐까. 곧 ‘무덤’인 것이다. 共同墓地(공동묘지) 墓碑(묘비) 墳墓(분묘)가 있다.

省墓라면 조상의 무덤을 찾아 돌보고 예를 올리는 것으로 일명 拜墳(배분) 拜掃禮(배소례)라고도 한다. 封墳(봉분)을 찾아 주위의 나무나 풀을 잘라내어 깨끗이 정리하는 것으로 伐草(벌초)라고도 한다. 그런 다음 간단한 음식을 올리게 되는데 이를 薦食(천식)이라고 한다. 조상을 추모하며 동시에 가족간의 유대를 다지는 계기로 삼는다.

중국 사람들은 寒食(한식)과 淸明(청명)에 省墓하는데 ‘掃墓(소묘)’라고 부른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처럼 伐草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묘의 풀을 태워버린다.

우리는 설 端午(단오) 寒食 秋夕(추석) 등 4대 名節에 省墓를 했는데 지금은 보통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한다. 봄에는 寒食에 하며 초목이 잘 자라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고 秋夕에 하는 省墓는 이듬해에 잘 자랄 수 있도록 정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조상을 추모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임은 말할 나위가 없겠다. 곧 ‘孝’의 구체적인 표현인 것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chungsw@mail.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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