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미래학회 공동 4차 국제학술회의 개막

  • 입력 1999년 10월 4일 18시 38분


21세기 인류의 ‘보편윤리’를 만들기 위해 전세계 저명 학자들이 서울에 모인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유네스코본부 및 한국미래학회와 공동으로 4∼6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보편윤리와 아시아적 가치’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다.유네스코는 2001년 유엔이 제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를 기념해 48년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을 대체할 ‘보편윤리선언’ 준비를 위한 학술회의를 97년부터 개최해 왔다. 이번 제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논의를 정리해 선언문을 마련한다.

이 회의는 그동안 그 규모에 비해 홀대를 받아 온 아시아의 가치관을 보편윤리선언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 아시아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학자들과 이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전자는 중국 홍콩대 다니엘 벨, 미국 하바드대 투 웨이밍교수와 서울대 김태길 명예교수 등이고, 후자는 중국 사회과학아카데미 장 지앤강, 고려대 김우창, 한림대 전상인 교수 등.

옹호론자는 서구적 가치관의 한계에 대해 유교의 공동체주의, 인(仁)정신 등이 보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비판적인 학자들은 유교적 집단주의의 폐해, 아시아적 가치의 허구성 등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미국 하바드대 새뮤얼 헌팅턴교수 류의 문명충돌론을 비판하고 인류 공존을 위한 ‘보편윤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동의 목표를 지향한다.‘아시아적 가치’의 문제는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어 왔다. 계간지 ‘전통과 현대’, 무크지 ‘동아시아 문화와 사상’이 꾸준히 이 문제를 다뤄 왔고 지난주에도 관련 논문들을 모은 ‘아시아적 가치’(전통과현대)가 발간됐다.

이달 말 발간될 학술정보지 ‘오늘의 동양사상’(예문동양사상연구원)제2호도 이 문제를 기획특집으로 다룬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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