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세일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세일’이라는 용어가 ‘쇼핑 기회’가 아니라 일상적인 행사로 해석될 정도.
4일 서울시내 8개 백화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세일기간을 연간 40일 이내로 제한했던 규정을 97년 4월 해제한 뒤 백화점마다 세일기간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연 70∼80일 가량이 세일기간.
연간 휴무일 20여일을 제외하면 4,5일에 한번 꼴로 세일이 있어 ‘5일장’이 돼버린 셈. 세일기간의 매출액도 연간 매출액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눈만 뜨면 세일〓‘IMF한파’를 맞으면서 각 백화점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세일기간을 크게 늘렸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빅3’의 지난해 세일기간은 80일. 한신코아은 185일로 가장 길었다. 주말로 따지면 1년 52주 가운데 15주의 주말이 세일기간에 포함돼 백화점 세일이 주말 시내 교통체증의 주요원인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입점 브랜드 가운데 50% 가량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브랜드 세일’이 통상 정기세일 직전에 1주일 가량 있어 해당 브랜드는 1년의 3분의1 가량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는 세일기간을 감안해 가격을 정하고 있어 가격에 ‘거품’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봄 세일때 가을 상품 구입해야〓백화점들이 통상 세일을 실시하는 달은 1,4,7,10,12월. 따라서 연간 구매계획을 세워 계절별로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는 알뜰 소비전략이 필요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세일기간 때 다음 계절 옷을 구입하려 하지만 보통 신상품에 대해서는 세일을 실시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인 구매 패턴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1월 세일 때는 봄 의류보다는 겨울 옷을, 4월 세일 때는 가을까지 고려해 춘추복에 눈을 돌리는게 좋다는 지적. 특히 소비자들이 세일 때 주로 구입하는 신사, 숙녀복의 경우 다음 해까지 고려해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을 구입하는게 좋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현대 백화점 관계자는 “세일 때면 주말과 세일 막판에 통제가 안될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며 “주말을 피해서 주중, 그리고 세일 초기에 쇼핑을 하면 원하는 모델을 찾거나 친절한 안내를 받기에 좋다”고 충고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