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석의 객석을 갖춰 단일공연장으로는 국내 최대가 되는 이 건물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3800석),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2600석) 등을 능가한다.
경희대측은 “동양 최대규모의 공연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강당은 경희대 본관 뒷산에 연건평 4600평 규모의 지하2층 지상6층 옥탑3층으로 지어졌으며 300여억원의 예산과 10만명의 공사인원이 투입됐다.
78년6월 첫삽을 뜬 후 완공까지 21년이 걸린 데는 우여곡절이 있다.
86년11월 건물 상층부의 탑 골조공사가 끝날 무렵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에서 “산 너머에 대공분실과 군부대가 있어 보안상 문제가 있다”며 24.8m인 탑의 높이를 절반으로 낮추도록 요구한 것.
학교측은 옥탑 3개층에서 2개층을 철거해 설계도대로 고딕양식의 균형과 조화미를 살릴 수 없게 되자 아예 공사를 중단했다.
그후 이 대강당은 8년7개월간 방치됐다. 학생과 동문들은 대강당을 비누제품 ‘비놀리아’의 광고카피 ‘아직도 그대로야’를 인용해 ‘비놀리아관’이라 부르며 흉물스러운 상태를 빈정댔다.
공사는 95년5월 대공분실이 이전을 시작한 뒤에야 재개됐다.
이 대강당은 조영식(趙永植)경희학원장의 ‘평생의 역작’이기도 하다. 조학원장은 70년대초 ‘학교부흥’의 계기로 이 강당을 기획했다.
이어 73년부터 4년간 세계 전역을 돌며 동서양의 성당과 대극장을 관찰하고 일일이 사진을 찍은 뒤 면밀히 분석했다.
그리고 고딕양식의 ‘벨기에 미셸성당’을 기본모델로 직접 설계도를 만들었다. 진입로 주변의 조경에 쓰인 자연석들은 ‘평화의 댐’ 근처에서 공수했다.
‘평화의 전당’이라고 명명된 이 대강당에서는 11일 오후 5시반 개관식에 이어 ‘99 서울 NGO세계대회’기념예술제가 열린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