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의 초청으로 23∼25일 모스크바 국립 타간카 극장이 무대에 올리는 ‘아프간’은 아프간 전쟁의 비극을 그린 이 극장의 대표적 레퍼토리. 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동원돼 목숨을 잃은 러시아 병사와 그들의 어머니, 야전병원 간호사들의 비극적 삶을 그렸다.
특히 이번 작품은 러시아어로 직접 공연돼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관객은 한글 자막을 통해 극진행을 알 수 있다.
이에 앞서 6∼17일에는 러시아 고전연극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안톤 체홉의 두 작품이 국내 연출가들에 의해 무대에 올려진다.
30여분간의 단막 코믹극인 ‘청혼소동’(연출 전훈). 시골을 배경으로 소심한 총각과 시골 처녀가 청혼과정에서 겪는 온갖 해프닝을 그렸다. ‘제6호실’(연출 이항나)은 지방 소도시의 낡은 국립정신병원에서 환자 원장 간호사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정상인을 정신병자로 만드는 인간 정신의 모순과 잔혹성을 박진감 있게 드러낸다. 두 작품을 연출한 전훈과 이항나는 모스크바 쉬옙킨 연극대학 출신으로 올해 극단 ‘떼아뜨르 노리’를 창립한 신세대 연출가들.
홍사종 정동극장장은 “세익스피어 몰리에르로 이어지는 서구연극과 함께 체홉 고리끼 스타니 슬라프스키로 이어지는 러시아연극은 세계연극의 중요한 흐름”이라며 “한러문화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5월 우리나라의 ‘어머니’가 러시아에서 공연한 것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번 타간카극장의 ‘아프간’공연이 추진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극주간 동안 정동극장 앞 쌈지마당에서는 ‘러시아 풍물전’도 함께 열린다. 평일 7시반, 주말 4시 7시반.(화,금요일 공연 없음)1만5000∼3만원. 02―773―8960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