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한글반포 553주년이다. 그러나 민족의 최대유산이라 할 '한글'은 갈수록 천덕꾸러기가 되는 꼴이다. 한글은 5천년 역사동안 한자에 그 많은 푸대접(?)을 받다가 이제는 홍수처럼 밀어닥치는 외국말에 또 국적이 헷갈리고 있다.
새로 만든 플라스틱 주민증에 한자를 병기하네마네로 국론이 분열되고 쓸데없는 시간들을 낭비하는 판이니 어쩌랴.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아 평생 우리말 바로알고 바로쓰기 운동에 앞장서온 이수열님이 현행 헌법을 우리 어법에 맞게 고쳐 작은 책을 펴냈다.
프랑스에서는 헌법으로 어법을 연습할 정도로 제 나랏말로 아름답고 정확하게 표현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 실정인가?
우리 헌법에는 우리 말이 단 한 줄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어법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한글을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 의무 교육기관에서는 한글만 가르치는데, 의무교육만 받은 사람이 제대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이러한 헌법은 도대체 누구와 소통하자는 것이고 어떻게 지키라는 것인지 알수 없다. 가장 명쾌하게 표현해야 할 법을 가장 모호하게 써놓았으니 그 약속을 알아듣는 사람이 없어 몰라서 지키지 못할 것이다.
이제 이수열님의 순수한 '한글판'과 비교를 해보라.
우리는 세종대왕앞에 머리를 조아릴 자격도 없지 않을까?
최영록<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