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도자기도 알고보면 식기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요즘엔 식기용 도자기가 많이 나오고, 선물로 주고받는 경우도 많다.
장식장 속에 ‘따분하게’ 놓여있는 도자기들을 어떻게 쓸까. 15∼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종합전시장에서 열리는 ‘99 도자기 축제’ 중 ‘도자식기 세팅전’은 도자기를 식기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준다.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이 축제에는 78개 업체가 참여해 생활도자기와 전통도자기를 전시한다.
수원대 김명란교수(산업미술과)는 도자식기 세팅전을 마련, 도자기를 활용해 반상 주안상 찻상 등 8가지 테이블 세팅을 선보인다.
“금박이나 꽃무늬가 화려한 서양식기만 테이블세팅을 할 수 있는게 아니죠. 밥 국 김치의 한식이 중심이 되는 우리 밥상엔 중요문화재인 도자기가 훨씬 멋과 맛을 살려줍니다.”
김교수의 이번 세팅전에는 백자 청자 분청으로 차린 반상이 중심이다. 또 시부모 밥그릇과 국그릇을 중심으로 한 ‘혼수용 반상’이 재현되고 밥 국그릇주머니와 술병주머니도 선보인다.
나아가 김교수는 식생활의 변화에 따른 세팅의 변화도 고려한다.
서양식기와 동양식기의 차이는 주식인 육식과 쌀의 식사방법에 따라 납작한 접시와 오목한 완(椀)으로 구별된다. 그러나 요즘의 밥상을 보면 밥 국에 샐러드 스테이크가 나올 때도 있다. 김교수 전시회에서는 서양식기와 한식기의 조화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동서양의 2인용 반상’에는 밥 국그릇 김치보시기가 나오고 서양접시 위에 분청접시가 얹혀진다. 두사람사이에는큰서양접시가 위치한다. 큰 접시의 요리를 각각의 분청접시에 덜어먹고, 다음에 나오는 큰 서양접시의 요리는 분청접시를 받쳤던 각각의 서양접시에 덜어 먹는다는 식이다.
한편 축제중에는 고려시대 청자 및 조선시대 백자와 중국의 고대도자기를 비교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가마를 설치해 관람객이 직접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선물코너도 마련된다. 문의 02―363―0361
〈김진경기자〉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