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독서시장 '마리리나 열풍'

  • 입력 1999년 10월 11일 18시 39분


세계 독서시장이 ‘마리니나 열풍’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42세의 러시아 여성. 본명 마리나 아나톨리예브나 알렉세예바. 명문 모스크바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경찰에 투신, 86년 박사학위를 받는 등 20년간이나 범죄심리 분석에 종사.

93년 ‘연쇄살인’을 처음 발표한 뒤 그는 현실범죄에 대한 폭넓은 체험 을 토대로 21권의 탐정소설을 내놓았다.

잘짜여진 할리우드 심리스릴러를 연상케하는 긴장감, 끊임없이 시선을 집중하게 하는 흡인력…. 그의 소설은 러시아 일반대중의 찬사를 단숨에 빨아들이며 6년동안 1800만부나 팔려나갔다.

지난해 부터는 러시아 밖에서도 그에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처음 그의 작품이 번역됐고, 미국 뉴욕타임즈, 프랑스 르몽드, 독일 슈피겔 등 세계 주요 언론이 특집기사를 실었다. 올해 들어서만 일본 중국을 비롯, 14개국 출판사가 그의 작품을 번역하겠다고 나섰다.

마리니나의 인기는 어디서 나올까. 추리적 기법의 탄탄함 뿐 아니라 러시아 사회의 모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파헤치는 투철한 ‘현실인식’이 팬들을 깊숙히 끌어들인다는 평. 푸시킨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러시아의 문호들에게서 이어받은 철학적 깊이도 그의 작품에 육중한 무게감을 가져다준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하는 ‘낯선 들판에서의 유희’. 네개의 커다란 배경이 작품의 축을 이룬다. 성도착자와 정신분열증 환자, 비디오 제작자, 지역 마피아, 그들을 추적하는 경찰…. 그러나 이들의 행동은 상투적인 선악의 이분법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철저히 자기 나름대로의 심리적 동기에 의해 행동하며 얽혀 들어간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도난당한 꿈’(중앙M&B)이 소개된 데 이어 문학세계사가 10월중 ‘낯선 들판…’과 ‘일곱번째 희생자’를 번역 출간할 예정이다.

문학세계사는 “마리니나의 작품 10편의 국내판권을 확보해 내년까지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리니나 홈페이지 주소 www.marinina.ru/english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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