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조이한·진중권의 천천히 그림읽기'

  • 입력 1999년 10월 15일 11시 46분


▼'천천히 그림읽기' 조이한·진중권 지음/웅진출판 펴냄/307쪽 1만원▼

누구나 그림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문자기호나 음성기호의 도움이 없이 시각기호의 의미를 읽어낸다는 것은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하나의 그림 앞에 서서 우리의 눈은 부산하게 움직이고 그때마다 그림은 다른 의미로 둔갑한다.

그림이란 그것을 그린 화가를 둘러싼 사회 문화 역사적 배경, 그림 자체의 완결성,그리고 지금 그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나’와 내가 사는 ‘현재’라는 시간이 서로 얽히면서 무한히 다양하게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사와 미학을 공부하는 두 사람이 만나 그림 읽는 법을 가르쳐 준다. 이들은 그림을 읽는 일곱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그 방법에 따라 그림을 분석해 본다. 표현양식, 상징체계, 무의식, 의식, 여성화가들의 육체 미학, 운동의 의미, 전통적 아름다움을 거부한 현대미술.

하지만 현대미술에 이르면 그것조차 만만치 않음을 고백한다. “예술을 예술로 만들어 주는 어떤 확고불변의 본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조이한은 독일 훔볼트대에서 미술사와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고 진중권은 독일 베를린자유대 박사과정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김형찬<동아일보 문화부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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