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오스카상' 그라머폰상 수상 르네 플레밍

  • 입력 1999년 10월 20일 19시 33분


미국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39)이 ‘클래식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그라머폰상 2개부문을 수상하면서 99년 세계 성악계의 스타로 발돋움했다.18일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발 홀에서 열린 23회 그라머폰상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음반상’은 데카사가 발매한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에 돌아갔다. 플레밍은 이 오페라에서 타이틀롤인 물의 요정 루살카 역을 맡았다.

올해 신설된 ‘리사이틀상’도 플레밍의 독집음반 ‘마법을 원해요’(데카)가 받아 올해 그라머폰상은 ‘플레밍을 위한 잔치’가 됐다. 시상식은 TV로 영국 전역에 생중계됐다.

플레밍은 미국 이스트먼 음대를 졸업한뒤 8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오디션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무대로 향한 발판을 마련했다. 90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92년 뉴욕 시티 오페라 무대에 오른 그는 93년 존 코릴리아의 오페라 ‘베르사이유의 유령’ 세계 초연무대에서 여주인공 백작부인 역을 맡으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95년 데카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뒤 이 회사의 간판 소프라노로서 모차르트 아리아집 등 독집음반과 오페라 전곡음반을 내놓고 있다.

미국 출신 소프라노 중에서도 바버라 보니, 던 업쇼 등이 여리고 청아한 목소리로 귀를 붙드는 데 반해 플레밍은 메조에 가까운 낮은 공명을 사용, 부드럽고 풍요한 음색을 선보인다. ‘귀염성’은 다소 약하지만 치밀한 설계로 가사의 뉘앙스를 완벽하게 전달하며,호흡이 길고 음성의 폭이 넓어 극적인 표현에 능한 것이 강점.

‘올해의 음반상’수상작인 ‘루살카’는 드보르작의 대표적 오페라로, 1막의 아리아 ‘하늘 속 깊이 있는 달님’이 특히 유명하다. 지휘는 영국의 찰즈 매커라스 경이 맡았다.한편 이번 시상식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도 쇼팽 협주곡집 음반으로 ‘협주곡상’과 ‘올해의 예술가상’ 등 2개부문을 수상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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