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재 이 병원에서 양잿물 관장액을 투여받은 5명 중 4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제의 관장액이 다른 환자에게 투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의료기상사가 병원측에 납품한 문제의 관장액은 18ℓ로 환자 36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분량이지만 경찰이 병원에서 수거한 ‘양잿물 관장액’은 2ℓ밖에 안돼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문제의 관장액이 다른 병원에 납품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의약품 납품의 경우 병원측은 수간호사에게 물품 검수를 맡겨 왔으나 수간호사는 수량과 품명만을 확인하고 내용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병원측의 물품검수체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병원측은 또 지난달 7일 첫사망자가 나온 뒤 잇따라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사인을 철저히 규명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아 희생자가 늘어났다.
병원측은 지난달 복막염 증세로 입원한 뒤 관장을 받은 이모씨(20·여)가 장이 상한 것을 확인하고도 한달여 동안 4명의 환자에게 똑같은 관장액을 투여했다.
더욱이 병원은 변비증세로 관장을 받은 김모씨의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직장암으로 적어 고의적인 은폐 의혹까지 낳고 있다.
병원측은 7일 똑같은 관장액을 투여한 환자 2명이 장괴사로 중태에 빠진 뒤에야 뒤늦게 관장액의 성분을 조사, 가성소다가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감독기관인 산재의료관리원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관리원측이 이 사실을 알아채고 진상조사에 들어가자 병원장은 이튿날 “상상도 못할 일이 일어났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박종희·정용관기자〉parkhe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