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 강익중씨 판문점서 ‘통일의 꿈’ 이색전시회

  • 입력 1999년 10월 27일 20시 10분


미술판 ‘We Are the World(우리는 하나)’. 한민족 어린이 10만명이 각각 자신의 꿈을 담은 그림을 한점씩 출품하는 매머드 밀레니엄 프로젝트 ‘10만의 꿈’ 설치전이 밀레니엄의 전환기에 판문점에서 열린다. 또 세계 어린이 1000만명이 인류 평화에 대한 꿈을 담은 그림을 인터넷에 올리게 된다.

97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가인 설치미술가 강익중씨(39)는 26일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강씨는 “20세기와 21세기를 잇는 세계 최대규모의 대형 설치미술 ‘10만의 꿈’을 지구촌의 마지막 분단현장인 판문점과 통일동산에서 12월22일부터 2000년1월31일까지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세기의 전환기에 지난 세기를 반성하고 새로운 세기의 희망을 추구하자는 의미에서 이 작업을 추진했다”면서 “어린이들의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통일과 21세기에 대한 새 희망을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어린이들의 그림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강씨는 6월경부터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는 꿈은 어떤 내용일까요? 내가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등을 묻는 엽서를 보냈다. 엽서는 여백을 주어 어린이가 그림을 그린 뒤 강씨에게 되돌려 보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북한 어린이들과 손잡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그림과 선생님이 되고 싶은 희망을 담은 그림 등 다양한 그림들이 모였다.

현재까지 모인 작품은 약 2만2000여점. 작품 크기는 3×3인치(7.62×7.62㎝)다. 강씨는 한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뜻에서 남북한과 해외교포 등 한민족 전체 어린이를 대상으로 작품을 모으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의 그림엔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모두 웃고 있다는 겁니다. 어린이들의 밝은 마음으로 보아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고 보여집니다.”

강씨는 이와는 별도로 인터넷 웹사이트(www.100000dreams.net)를 통해 전세계 어린이들의 인류평화에 대한 꿈을 담은 그림을 받기로 했다. 사이버공간을 통해서는 최대 1000만명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 전문가들의 견해. 강씨는 “한반도가 통일될 때까지 이 사이버전시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02―723―6277∼8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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