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제1세대인 삐삐세대는 ‘1010235’(열렬히 사모해)나 ‘1 177155 4’(I miss U) 등과 같이 주로 숫자를 이용해 비교적 단순한 의사를 전달했다. 제2세대인 PC통신세대는 컴퓨터자판상의 특수문자를 활용, ‘^―^’(웃는 표정)‘:―
〈’(화난 표정) 등 다양한 표현력을 보여줬다.
제3세대인 이동전화세대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각종 특수기호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일종의 ‘사이버상형문자’를 만들어내 이를 웬만한 대화까지 가능한 ‘사이버은어’로 발전시키고 있다.
사이버상형문자의 경우는 ‘Vm∼’(여우)나 ‘(^(00)^)’(돼지) ‘〉(*/*/*)
〈’(사탕)에서 ‘〉(:)([])〓’(텔레토비)와 ‘〓:^B’(서세원)까지 기발한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또 동영상세대답게 움직이는 모습까지 포착해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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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도리 춤을 추는 토끼를 나타내는 이 메시지가 웃음을 머금게 만든다면 ‘함께 별을 보는 연인들’을 나타내는 ‘_&&___★’에서는 시정(詩情)이 넘쳐난다.
최근 문자메시지들을 취합중인 LG텔레콤의 PC통신 기업포럼(go lg019)에는 문자메시지가 신세대들의 의사소통 수단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 거꾸로 놓고 읽으면 ‘사랑해’라는 글자와 비슷하게 보이는 ‘H워얼V’, 머리를 긁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_―a’(글쎄)는 비교적 단순한 편.
굼벵이를 나타내는‘(:)))))))’는 ‘왜 약속시간에 늦느냐’는 뜻으로 쓰이고 슈퍼맨이 날아가는 모습을 포착한 ‘∼∼m^―^m∼∼’은 ‘자신있으니 걱정 말라’는 뜻이다.
또 거부감을 나타낼 때는 ‘닭살 돋는다’는 뜻으로 ‘%%%%%%%’가, ‘우리 변치 않는 사랑을 하자’는 뜻으로는 키싱구라미를 나타내는 ‘〉))))〉〈(((〈’이 등장한다.
경희대 서정범(徐廷範)명예교수는 “문자메시지의 유행은 언어 표현보다 ‘그림’에 더 익숙한 영상세대의 특성과 기성의 것을 희화화하려는 패러디 심리의 결합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