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좋다]서울대공원 외곽순환로

  • 입력 1999년 10월 28일 20시 11분


만산홍엽(滿山紅葉).

산 전체가 단풍으로 물드는 계절. 주말에 방안에 ‘콕’박혀 있자니 마음이 먼저 붉게 달떠 엉덩이가 들썩댄다. 하지만 내장산 설악산 등 이른바 ‘단풍 명산’까지 먼길을 떠날 엄두는 나지 않고.

▼온가족 단풍놀이터▼

서울 근교에서 오색빛 단풍에 몸과 마음을 담글 만한 곳은 없을까.

레저 전문가들은 이맘때쯤 어린이나 노인을 포함해 온가족이 함께 가기 좋은 단풍 감상지로 경기 과천시 청계산 자락에 있는 서울대공원 외곽순환도로를 추천한다.

27일 오후 기자가 서울대공원 외곽순환도로를 찾았을 때 길 양편은 그야말로 단풍 천지였다.

이 외곽순환도로는 깨끗이 정비된 총 4㎞의 아스팔트길. 동물원 정문으로 들어가 오른편에 보이는 표지판 ‘호주관’을 따라가면 곧 나타난다.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낙엽깔고 간식 즐겨▼

낙엽이 수북이 쌓인 도로 옆엔 군데군데 잔디밭이 있어 돗자리를 깔고 간식을 먹으며 쉬기에 좋다. 간혹 둔덕이 있지만 경사가 낮아 유모차를 밀거나 어린 아이들 손을 잡고 걷기에 무리가 없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붉게 불타는 벚나무…. 단풍의 포로가 돼 2㎞ 가량 걷다보니 오른편 사잇길 안쪽으로 조절저수지가 보인다. 저수지 너머로 시야가 탁 트이며 청계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물감을 흩뿌려 놓은듯 푸른 상록수가 단풍 사이에 점점이 박인 산은 한폭의 풍경화 그 자체다.

▼31일 단풍제 개최▼

외곽순환도로는 오전9시∼오후6시 연중 이용할 수 있다. 동물원 입장료(어른 1500원, 초등학생 이하 700원)만 내면 된다. 서울대공원측은 31일 이곳에서 ‘99 청계산 단풍제’를 개최한다. 오전 11시 분수대광장을 출발, 외곽순환도로를 산책하는 코스다. 02―500―7140∼3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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