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필 '말러 대장정' 27일부터 4년걸친 연주 시작

  • 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2분


19세기 낭만주의 최후를 꽃피운 교향곡의 대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년에 걸쳐 그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하는 ‘말러 대장정’에 들어간다.

‘대장정’은 27일 7시반 가곡집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교향곡 1번 연주로 시작해 2002년 11월29일 미완성작 교향곡 10번으로 끝을 맺는다. 월드컵 개막 전야인 같은해 5월31일에는 교향곡 사상 최대거작(巨作)인 교향곡8번 ‘1000인의 교향곡’이 연주될 예정.

▼ 현실-꿈 선율에 응축 ▼

왜 말러인가.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 속에 현대인의 불안과 몽상, 죽음을 초극하려는 의지 등이 응축돼 있다고 평한다. 한없이 낭만적인 선율과 공포에 찬 단말마의 외침이 한 작품 속에 공존한다.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

말러의 예언을 입증하듯 탄생 100주년인 60년에 발터와 번스타인 등이 지휘해 만든 그의 교향곡집이 클래식 베스트셀러로 등장했고, 82년 CD가 등장하며 전세계적으로 말러 붐이 재연됐다.

서구에서 말러 교향곡 전곡연주는 80년대 이후 유행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다니엘레 가티가 지휘하는 영국의 로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런던에서 전곡연주를 진행 중. 각종 대형 행사에서도 ‘주빈’으로 초대되곤 한다. ‘1000인의 교향곡’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막행사로 시드니 올림픽공원 ‘슈퍼돔’에서 연주되며 월드컵 전야에도 울려 퍼진다.

▼ 2002년 10번으로 대미 ▼

부천 필하모니는 올해 1번 연주를 시작으로 2000년에는 교향곡 2,3,4번 등 성악이 곁들여진 초기 교향곡을, 2001년에는 5,6,7번 등 중기의 순기악(純器樂)교향곡을, 2002년에는 8,9,10번 등 후기 교향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협연자는 바리톤 전기홍(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소프라노 박정원(2번) 메조소프라노 장현주(〃) 소프라노 에디트 마티스(4번) 메조소프라노 김청자(3번) 등. 1만5000∼2만원. 02―580―130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